[ 동유럽여행, 슬로베니아 ] 7일간의 동유럽 슬로베니아 여행 day 7 - 류블랴나 현대 미술관 





슬로베니아 여행의 마지막 날, 계획한 모든 여행지는 다 가봤고 하루 정도 시간이 비어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그동안 염두하고있던 티볼리 공원 입구쪽에 위치한 현대 미술관을 방문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전에 만약 류블랴나 현대미술관을 방문할 계획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꼭 알아두셔야 될 것이 있습니다. 류블랴나 현대미술관은 ' MG+MSUM ' 이라고 해서 류블랴나에 두 건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류블랴나 미술관은 1947년에 현대 미술 박물관으로 설립이 되었으며 2011년부터 티볼리 공원 부근에 위치한 ' Moderna galerija ' 줄여서

 ( MG+ ) 그리고 전 군 막사를 개조한 건물에 위치한 현대 미술관 ' Metumkova ' 줄여서 ( + MSUM ) 이렇게 두 곳으로 나뉘어져 운영되고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다녀온 곳은 MG+ 인데 이 곳은 주로 1900년경의 모더니즘의 시작부터 슬로베니아의 20세기 예술을 주로 다룬 전시가 진행이 된다고 합니다. 20세기 예술작품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현대주의 경향의 전통을 이어가는 동시대 예술가들의 전시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외 + MSUM 은 시각예술분야 관련 전시를 주로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MG+ 보다 좀 더 현대의 예술을 표현하고 전시하고, 또 해석하는 새로운 전시 방식을 제시한다고 합니다. 









크게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로 나뉘어져 있는 여타 미술관과 마찬가지로 슬로베니아 현대미술관도 기획전시와 상설전시로 나뉘어져 있는듯 했습니다. 처음에 들어가자마자 고전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 여럿 전시가 되어있었는데요, 제가 갔던 당시 미술관에서는 ' Continuities and Ruptures ' 라는 주제로 20세기 아방가르드와 당파 저항 운동의 주제로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슬로베니아의 모더니즘 미술작품을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제가 너무 기대를 안한걸까요, 전시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한때는 여행을 다닐 때, 미술관을 중심으로 여행계획을 세우곤 했었는데 최근 다녔던 여행에서는 사실 갤러리나 미술관을 거의 다니지 않았었습니다. 이번에 시간적 여유가 생겨 이렇게 오랜만에 미술관에 와서 여행 중 전시를 관람하니 여러모로 예술계열 전공을 하는 학생으로써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 또다른 기획전시실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바로 슬로베니아 미술사에서 모더니즘의 주요 화가 중 한 사람인 ' Marij Pregelj ( 1913 - 1967 ) ' 의 회고전이었습니다. 그의 예술 작품의 주요 주제는 영원히 새로운 형태로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역사적 순간의 무의미하고 폭력적인 혼란에 무자비하게 던져진 인간의 형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걸까요, 그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거친 화풍에서 서사시적인 절규와 비명이 들리는 듯 했습니다. 자화상부터 수수께끼 같은 이미지 등등 당시 시대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다양한 작품들을 보며 저는 잠시나마 역사속의 한 순간에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MG + 미술관에서는 주로 역사적인 사건 및 당시 시대상이 반영된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관람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제가 사전에 좀 더 슬로베니아의 역사에 대해서 지식을 어느정도 쌓은 후 갔다면 좀 더 인상깊게 관람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다음번에 또 다시 갈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는 좀 더 공부하고 가도록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 














[ 동유럽여행, 슬로베니아 ] 7일간의 동유럽 슬로베니아 여행 day 6 - 캄니크 





슬로베니아에서 6일째 되는 날, 아침부터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보자마자 순간적으로 고민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 날은 여행 중 가장 갈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던 류블랴나 근교에 있는 캄니크를 가기로 계획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비가 오면 여기저기 다니기가 힘들기 때문에 한참을 고민했지만 그래도 기왕 가려고 계획한만큼 다녀와야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아서 결국 가기로 결정하고 옷을 챙겨입은 후, 류블랴나역으로 출발했습니다. 제가 이 날 간 캄니크는 슬로베니아 북부에 위치한 류블랴나 근교 도시로 인구가 1만 3천여명 정도의 작은 소도시입니다. 도시의 대부분이 캄니크-사비냐알프스 산맥에 둘러싸여 있으며 시내에는 2개의 성 유적과 역사적인 많은 건축물들이 남아있는 도시입니다. 류블랴나에서 캄니크까지는 대략 기차로 50분정도 소요됩니다. 






 


저는 캄니크 메스토역에서 내렸습니다. 참고로 캄니크 메스토역이 도시 중심에 있는 역이라 바로 시내접근이 용이하니, 만약 가실분들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알록달록한 예쁜 기차를 타고 내리자마자 주변을 둘러보니 위쪽에 little castle, 슬로베니아어로 mali grad라고 불리는 성이 제 눈에 띄었고, 그쪽으로 먼저 올라가보기로 했습니다. 







가는 길에 안개에 뒤덮인 마을 전경이 너무 예뻐서 정신없이 사진을 찍으며 올라오다보니, 어느덧 성 부근 언덕에 도착했습니다. 이 곳의 명칭은 성이 있는 언덕으로 Mali grad hill 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이 곳은 11세기에는 굉장히 인상적인 성을 자랑했으나 오늘날에는 지하실이 있는 2층짜리 로마네스크 예배당만 보존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 곳은 캄니크의 대표적인 상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으며, 특히 언덕에서 바라보는 마을과 캄니크 사비나 알프스의 아름다운 전망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언덕 위에서 붉은 지붕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마을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긴 하지만, 다행히 여행하는데는 지장이 없을 정도라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캄니크는 워낙 작은 소도시라 그런지, 언덕만 조금 올라와도 한 눈에 전경을 다 볼수 있더군요. 





언덕에서 성과 마을 전경을 한참 둘러본 후, 시내 중심으로 들어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긴 했지만 아직 연휴 기간이라 그런건지 거리에는 사람들이 많이 없었고 교회에서 간간히 들리는 종소리만이 마을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예쁜 시내거리를 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캄니크의 시내 거리를 걷다보니, 뭐랄까 캄니크는 정말 슬로베니아라는 나라를 여행하며 느꼈던 장점, 그리고 매력을 전부 다 느끼게 해주었던 도시였던 것 같습니다. 비록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알차며 여행자들도 편견없이 바라봐주는 사람들의 따스함, 이 모든것을 다 느낄수 있었던 곳. 무엇보다도 슬로베니아에서 류블랴나를 제외하고 방문하는 마지막 도시였기 때문에 여행하는 그 순간순간이 더욱 더 아쉬우면서도 좋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얼마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시내 중심을 거의 다 돌아본 저는 마지막 목적지인 Zaprice castle, 자프리스 성으로 향했습니다. 이 자프리스 성은 1964년에 성 주변에서 오래된 로마벽이 발견되면서 함께 성이 발견되었습니다. 성은 16세기 말 혹은 17세기 초반에 처음으로 재건이 되었으며, 바로크 시대에 지금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합니다. 이 성 또한 캄니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성중 하나라고 합니다. 자프리스 성에 도착하자 보이는 도시 전경. 아까 little castle 에서 보던 풍경과는 또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성을 빠져나와, 류블랴나로 돌아가기 위해서 가는 길. 한적하고 조용한 캄니크의 거리를 걸어가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씨가 흐려도 캄니크는 참 예쁜 풍경을 자랑하는 도시였습니다. 날씨가 맑았다면 물론 더욱 더 아름다웠겠지만 그래도 덕분에 관광객에 치이지 않고 편안하게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류블랴나와 멀지 않은 곳에 예쁜 소도시들이 참 많은데 많은 분들이 슬로베니아에 여행오신다면 꼭 근교 소도시 한 군데 정도는 한번 들러봤으면 합니다. 저는 오히려 소도시들을 다니면서 슬로베니아란 나라의 매력에 푹 빠졌거든요. 류블랴나에서 근교도시를 가려고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저는 캄니크를 한 번 다녀오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 








  1. winnie.yun 2018.03.24 21:28 신고

    사진 색감이 너무 이뻐요 ㅎㅎㅎ 이번 계획에 슬로베니아에선 류블랴나하고 블레드만 가보려고 했는데 이런 도시들도 한번 생각해봐야겠어요

    • erika_soo 2018.03.26 10:02 신고

      슬로베니아가 의외로 갈만한 도시나 마을이 엄청많더라구요 ㅠㅠ 저는 못가봤지만 피란이란 마을도 엄청 예쁘다고 슬로베니아 현지인분께서 추천해주셨어요 ㅎㅎㅎ 기회가 되시면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






[ 동유럽여행, 슬로베니아 ] 7일간의 동유럽 슬로베니아 여행 day 5 - 류블랴나 성, 드래곤 다리 





류블랴나 티볼리 공원에서 여유롭게 산책도 하고 시간을 보내는 동안, 어느 덧 시계는 두시를 훌쩍 넘기고 있었습니다. 해가 지기전에 류블랴나의 전경을 보기 위해서는 류블랴나 성쪽으로 가야했기 때문에 저는 서둘러서 류블랴나 구시가지 중심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성을 가는 길에 류블랴나를 대표하는 명물 중 하나인 드래곤 다리 ( Zmajski most  ) 가 있다는 것을 확인 후, 한 번 지나가는 길에 겸사겸사 보고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점점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구시가지의 건물들이 햇빛으로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대라 그런걸까요, 두번째로 마주한 류블랴나의 구시가지는 처음 봤을 때 보다도 훨씬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첫 사진은 제가 처음에 봤을 때 드래곤 다리인줄 착각했던 푸줏간 다리 ( Mesarski most ) 입니다. 비교적 최근인 2010년에 지어진 다리라 다른 다리들과는 달리 굉장히 고풍스러운 현대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푸줏간 다리의 난간에는 연인들 그리고 가족들이 남기고 간 자물쇠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햇빛에 반사되어 더욱 더 빛나는 자물쇠들이 다리를 더욱 더 예뻐보이게 만들어주는것 같습니다.






푸줏간 다리를 지나서 한 100여미터 정도 걸으니 곧바로 드래곤 다리가 제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다리 네 귀퉁이에는 청동으로 제작되어진 드래곤 동상이 각각 세워져있습니다. 이 드래곤 브릿지는 류블랴나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는 아주 대표적인 코스 중 하나입니다. 이 다리에는 아주 재밌는 설화가 있는데요.


다리의 드래곤은 그리스 신화로 부터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신화 속 테살리아 왕 펠리아스에게 이아손 ( Iason ) 이란 조카가 있었는데, 그에게 왕위를 뺐길까봐 무서웠던 왕은 조카에게 용이 지키는 황금양의 털을 가져오라는 명령을 했다고 합니다. 이아손은 여신 아테나의 도움을 받아서 아르고 호라는 배를 제작하여 영웅들을 모아서 떠났고, 동방의 콜키스 ( 흑해 연안으로 추정 ) 에서 황금양털을 구해 다시 테살리아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 과정동안 다뉴브강과 사바 강을 거쳐서 류블랴니차 강까지 거슬러 오게 되었는데, 이 때 류블랴나의 드래곤을 만났고 드래곤을 물리쳐서 도시의 전설이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잠시나마 다리 난간에 기대어 서서 잔잔히 흐르는 류블랴니차 강을 보다가 곧바로 성쪽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류블랴나 성을 가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이 있고 직접 걸어서 올라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한시라도 빨리 일몰을 보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푸니쿨라 정류장 앞 매표소에서 편도 티켓을 끊은 후 편하게 성까지 올라왔습니다. 성 전망대로 올라오니, 류블랴나의 전경이 한 눈에 보였습니다. 류블랴나는 그리 크지 않은 도시이기 때문에 거의 도시 전경 전체를 이 전망대에서 다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날도 날씨가 좋아서 저 멀리 율리안알프스 산맥까지 선명히 보일 정도였습니다.



 



성 전망대에서 내려와서 본격적으로 류블랴나 성 부근을 구경하기 시작했습니다. 류블랴나 성은 화려하거나 크지 않고 아담하고 작은 편입니다. 류블랴나 성은 9세기에 만들어졌으나 후에 지진으로 파괴되어 다시 복원을 했다고 합니다. 또 15세기 합스부르크 왕가가 지배하던 시절, 오스만투르크의 공격을 막기 위해 성을 더욱 더 견고히 세우면서 17세기에 현재 성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성은 한 때 병원과 감옥 등의 용도로 쓰여졌다고 하네요. 


제가 간 날이 크리스마스 당일이라 그런지, 성의 중심에는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예쁜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있었습니다. 작고 아담한 성과 잘 어울리는 크리스마스 정식이었습니다. 




점점 해가 지면서, 저는 찬 바람을 오래 쐬서 그런걸까요. 따스한 차 한잔이 간절해지던 찰나 성 안에 있는 레스토랑 및 카페를 발견하곤 주저없이 바로 카페로 들어갔습니다. 성을 구경하다가 가만히 앉아서 커피 한 잔 마시며 휴식하기에 정말 좋았습니다. 창 밖을 통해서 성의 풍경도 볼 수 있었구요.




류블랴나 성은 날이 아예 어두워지고 나니, 또 다른 색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이 날 당시 성 벽에 빔 프로젝터를 이용한 맵핑 프로젝트 작품이 상영이 되고 있었는데 소박하고 정겨운 느낌의 작은 성이 순식간에 엄청나게 화려해보이게 만드는 놀라운 작품이었습니다. 류블랴나 성은 저녁에 보는 것도 운치있고 예쁘니 저처럼 일몰시간에 가셔서 저녁까지 보고 오시는 방법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 동유럽여행, 슬로베니아 ] 7일간의 동유럽 슬로베니아 여행 day 5 - 류블랴나 티볼리 공원 Tivoli park 





슬로베니아 여행 5일 차, 크리스마스 당일 아침. 천장으로 난 창문 사이로 비치는 아침햇살에 천천히 눈을 부비며 일어났습니다. 그 전날 블레드 호수와 트리글라브 국립공원 두군데를 다녀와서 그런건지, 일어났는데도 몸이 무겁게만 느껴져서 침대에 누워 그 전날 촬영한 사진들을 정리하면서 한참을 뒹굴거리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무래도 크리스마스 당일은 휴일이기 때문에 그동안 봐두었던 상점가들이나 카페들도 거의 오픈을 하지 않아서 오전에는 집에서 쉬고 여유있게 오후 일찍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어딜 갈까 한창 고민하던 중, 머물고 있던 숙소에서 별로 멀지 않은 거리에 류블랴나 티볼리 공원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 산책 겸 공원까지 천천히 걸어가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제가 류블랴나에서 머물렀던 숙소는 바로 공원과 연결되는 끝쪽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티볼리 공원으로 가는길은 거의 지도로 찾아 볼 필요도 없이 그냥 이어진 길을 쭉 따라서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그 전날인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이어서 크리스마스 당일도 날씨가 아주 화창해서 공원가서 여유를 즐기기에 딱 좋은 날씨였어요. 휴일이라 그런지 길목에는 사람도 거의 없었습니다. 







공원으로 들어서서 숲속으로 들어서는 길로 진입하는 순간 청량하고 맑은 차가운 공기가 피부로 느껴지는게 정말 신기했어요. 숲의 길목에는 예쁜 빌라와 레스토랑도 가끔 보였습니다. 공원의 중심부로 들어가기까지 한 1.5km 정도의 거리를 걸어야 했는데, 그리 짧은 거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리저리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중간에 휴식도 하면서 가다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가더라구요. 



드디어, 공원의 입구로 들어온 순간 제 눈에 가장 먼저 띈건 식물원이었습니다. 아쉽게도 공원을 둘러보고 바로 류블랴나 성으로 가야 했기 때문에 그냥 밖에서만 구경을 하고 카페쪽으로 갔어요.






 




카페에 들어선 순간,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나 했더니 공원에 있는 카페로 다 모인줄 알았습니다. 한가하고 여유로운 공원과 달리 카페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습니다. 저도 커피 한 잔 마시며 야외 테라스에 앉아 따스한 오후를 천천히 즐기고 싶어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결국 웨이팅이 너무 길어져서 구경만 하다가 나왔습니다. 메뉴도 다양해서 꼭 한번 마셔보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네요. 혹시 류블랴나 티볼리 공원가시는 분들 중 커피마시며 공원에서 여유를 느끼고 싶으신 분들 이 카페를 꼭 한번 가보시길 바랍니다. 

카페 이름은 čolnarna 입니다 :) 




카페를 나와서, 류블랴나 성쪽으로 가는 길. 류블랴나를 다니면서 느낀 점중 하나는 겨울에도 날씨가 영하로 내려가는 일이 거의 없는 밀라노와는 달리 꽤 춥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에도 연못은 여전히 얼어있었어요. 티볼리 공원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꽤 큰편이라 적잖이 놀랐습니다. 저는 공원 전체를 다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한산하고 조용하며 여유롭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매력적인 공원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류블랴나 구시가지랑 가깝기도 하구요! 류블랴나 오셔서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한번 들러보시길 바랍니다. 












 







[ 동유럽여행, 슬로베니아 ] 7일간의 동유럽 슬로베니아 여행 day 4 - 블레드, 블레드 호수 





슬로베니아에서 네 번째 날 오후, 저는 버스 시간표에 맞춰서 트리글라브 국립공원의 버스정류장에서 블레드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대략 국립공원에서 블레드까지 걸리는 시간은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마침 날씨도 점점 맑아지면서 제가 블레드에 도착할 때쯤에는 하늘에 구름이 한 점 없을 정도로 맑디 맑은 날씨를 자랑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라 그런지 관광객들도 많이 없어서 여유 있게 블레드 호수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블레드 호수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해드리자면, 블레드 호수는 슬로베니아 북서부 율리안알프스 산맥에 위치한 빙하호입니다. 이 지역 일대 자체가 슬로베니아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이며, 특히 호수 주변은 맑고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합니다. 호수의 최대 길이는 2,120m, 최대 너비는 1,380m이며 최대 깊이는 30.6m나 된다고 합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슬로베니아의 대표적인 명소, 블레드 호수를 실제로 보니 왜 유명한 관광지인지 바로 이해가 갔습니다. 특히 호수 뒤편으로 보이는 웅장한 설산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블레드 호수에는 중간에 슬로베니아의 유일한 섬, 그리고 블레드성이 있습니다. 블레드 호수가 유명한 이유중 하나는 바로 이 블레드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블레드섬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 플레타나 ( pletana ) ' 라고 불리는 전통 나룻배를 타야 하는데, 나무로 만들어진 배를 뱃사공이 직접 노를 저어서 섬으로 데려다 줍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스토리가 하나 있는데, 18세기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시대의 합스부르크 가문이 블레드 호수가 시끄러워지는 걸 원치 않았고, 23척의 배만 노를 저을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합니다. 그 숫자는 200년 넘은 지금까지도 지켜지고 있으며, 뱃사공 일은 가업으로만 대대로 전해지며 남자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호숫가 주변은, 나룻배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관광객들과 여유롭게 낚시를 즐기는 몇몇 사람들 외에는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평화롭고 조용했습니다.




호숫가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한참을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기로 결정하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식사 시간대가 지난 오후라 그런지, 대부분의 레스토랑 및 가게들은 전부 문이 닫혀있었고 몇몇 카페들만 문이 열려있었습니다. 호숫가를 중심으로 형성이 되어있는 레스토랑들의 외관을 조금 구경하다가 좀 더 위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호숫가 바로 옆에 길게 나있는 산책로를 따라서 천천히 걸어가면서 마치 동화 속에 있는 마을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들정도로 너무 예쁜 풍경에 오랜만에 아무 생각없이 그냥 걷고 또 걸은 것 같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마을들의 아기자기한 모습들, 호수위로 반사되어 길게 늘어진 마을의 모습이 너무 예뻤습니다.




얼마정도의 시간이 지났을까, 아직 시계는 5시도 안되었는데 야속한 겨울의 일몰시각이 다가오기 무섭게 벌써 점점 해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여행 내내 일몰시각을 확인하고 일정을 세웠기 때문에 블레드호수에서도 그렇게 시간이 부족하지 않게 대부분 다 둘러보았습니다. 마을쪽으로 잠시 갔다가 다시 호수로 나오니, 햇살이 만연할때와는 다른 분위기의 호수가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해가 저물어 가는 호숫가에 앉아서 오리들과 백조들이 잔잔한 호수위로 유유히 헤엄치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이제껏 유럽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수없이 많은 호수 마을과 호수를 보았지만 블레드 호수도 정말 이탈리아에 본 호수만큼이나 아름다웠습니다. 역시 관광명소는 다 명소가 될 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버스를 타고 류블랴나로 돌아가기 전까지 마을의 아늑한 저녁풍경을 잠깐이나마 알차게 둘러본 후 오후 5시 20분쯤 류블랴나로 가는 버스를 타면서 이날의 일정은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 동유럽여행, 슬로베니아 ] 7일간의 동유럽 슬로베니아 여행 day 4 - 트리글라브 국립공원, 보히니 호수 





슬로베니아에서 네 번째 날 일정, 이날은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당일이었습니다. 이날의 일정은 오전에 트리글라브 국립공원과 공원에 있는 보히니 호수를 둘러본 후 오후에 블레드 호수 쪽으로 이동하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오전에 둘러볼 계획이었던 트리글라브 국립공원은 슬로베니아 유일의 국립공원으로 이 공원면적이 무려 슬로베니아 국토의 4%나 차지한다고 합니다. 저는 류블랴나 버스 정류장에서 트리글라브 국립공원에 있는 보히니 호수 부근으로 가는 7시 첫차를 타기 위해 오전 일찍부터 부랴부랴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사실 렌터카 없이 두 군데를 하루 만에 다 둘러보기는 힘들 거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저는 딱히 큰 문제 없이 모두 잘 둘러보고 왔습니다. 다들 류블랴나에서 보통 블레드를 많이 가시고 보히니 호수까지는 안 가시던데, 저는 보히니도 가보실 것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보히니 호수 쪽이 훨씬 더 볼거리가 많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전에 보히니 호수와 트리글라브 국립공원을 보신 후 오후에 블레드 호수로 가시는 코스를 추천해 드립니다.








보히니 호수 부근에 내리자마자, 오전이라 그런지 자욱이 낀 안개 때문에 사진으로 보았던 맑은 호수는 보이지 않고 온통 흰 세상만이 제 눈앞에 보일 뿐이었습니다. 일단 호수 맞은편에 있는 숲이나 한번 둘러볼까 싶어서 먼저 숲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안개가 자욱한 숲은 정말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무엇보다 아침이라 그런지 공기도 상쾌해서 마치 아침 산책을 나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가 오전에 본 보히니 호수는 정말 안개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또 나름대로 이 호수의 새로운 모습을 봤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위안 삼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이번 슬로베니아 여행은 안개 낀 날씨가 거의 여행일정의 절반을 차지했던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호숫가를 벗어나서 트리글라브 국립공원을 둘러보기 위해서 도로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트래킹 하는 관광객들을 위해서 도보용 인도가 따로 있어서 너무 편하고 좋았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안개도 점점 걷히면서 드러나는 아름다운 국립공원의 절경에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멈춰서 풍경을 감상하기도 하고, 오랜만에 산속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중간중간 보이는 산장들을 보니, 이런 곳에서 하루 정도 묵어도 참 색다르고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하루 정도는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산책하며 맑은 공기를 쐬는 것만으로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딱히 목적지를 두지 않고 버스정류장이 있는 도로 쪽으로 걸어갔는데, 중간중간에 생각지도 못하게 아름다운 호수를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구름과 공존하는 비현실적인 호수의 모습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한참 호숫가에서 사진을 찍고, 또 찍으며 시간을 보낸 후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계속 걸었는데도 지치지 않았던 건 중간중간에 제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아름다운 자연과 마주칠 때마다 잠시나마 그 풍경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쉽게 지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블레드 호수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정류장 쪽 부근에 다다랐을 때쯤, 국립공원에서 이 아무도 없는 호숫가를 발견한 순간 저는 정말 자연으로부터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이 호숫가 하나만으로도 이곳은 충분히 올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눈이 녹지 않는 설산과 그 설산을 투명하게 비추는 아름다운 호수는 정말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자갈밭에 앉아서 꽤 긴 시간 동안 멍하니 풍경을 바라봤는데, 그동안 인기척 하나 없이 고요해서 마치 이 넓은 곳을 저 혼자 빌린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제 인생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크리스마스이브 날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블레드 호수보다 더 좋았던 트리글라브 국립공원. 산을 좋아하시고 자연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슬로베니아에 오실 기회가 있으시다면 꼭 한 번쯤은 가보시길 권유해 드립니다.











[ 동유럽여행, 슬로베니아 ] 7일간의 동유럽 슬로베니아 여행 day 3 - 류블랴나 근교 소도시 Kranj 크란 





슬로베니아에서 세 번째 날 오후 일정, 오전 일찍부터 슈코퍄 로카 마을을 둘러본 후 오후 12시가 조금 넘었을 때쯤 버스로 20분 정도만 가면 있는 도시 크란으로 서둘러 향했습니다. 크란은 슬로베니아 북서부에 있는 도시이며 슬로베니아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라고 합니다. 류블랴나에서도 가까운 편이어서 많은 분들이 류블랴나에 거점을 두고 당일치기로 많이 오는 여행지 중 한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크란의 구시가 중심부는 사바강과 코크라강(Kokra R.)이 합류하는 하천 위로 높게 돌출된 곳에 자리 잡고 있으며, 1983년 문화역사 유적지로 지정될 정도로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중요한 역사 유적지이기도 합니다. 장방형 광장 안에 분수, 지역교구 교회 및 시청사, 박물관, 갤러리, 타워, 방어벽 등등 고고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유물들이 많이 남아있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슬로베니아에서 4번째로 큰 규모의 도시라고 하지만, 수도인 류블랴나도 워낙 작은 도시여서 그런지 크란도 도시라기 보다는 소도시, 혹은 좀 큰 마을에 가깝다고 느껴졌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니 바로 올드타운 쪽이라서 지도를 찾아 볼 필요도 없이 거리 중심쪽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에, 슈코퍄로카를 다녀와서 더 그렇게 느끼는 건지 모르곘지만 크란의 구시가지는 생각보다 꽤 큰 편이어서 한참을 걷다보니, 어느덧 교회 앞까지 도착했습니다. 이날 온종일 날씨가 흐리고 안개가 자욱해서 거리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그 나름대로 운치는 있었습니다. 한번 거리를 쭉 돌아보고, 곧바로 다음 목적지인 코크라 강변 쪽을 향해서 걸어가려는 순간 마을 내에서 운행하는 듯한 작은 버스가 앞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걸어서 한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기 때문에, 혹시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나 싶어서 버스기사님께 여쭤봤는데 알고 보니 버스는 따로 운행료를 받지 않고 손님들의 목적지에 맞춰서 데려다주는 신기한 시스템 아래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정말 운이 좋게도 이 버스를 만나서 편하게 코크라 강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코크라 강변이 내려다보이는 다리 부근에서 버스기사님이 차를 세워주시며, 바로 다리 밑으로 내려가면 강변을 따라 형성된 공원의 산책로가 있을 거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신 덕분에 저는 길을 헤매지 않고 바로 갈 수 있었습니다. 











Poštna ulica 라는 이름의 다리 밑으로 바로 코크라 강변의 모습이 보였고, 이내 저는 길을 따라 천천히 내려왔습니다. 안개가 자욱한 공원 산책로, 그리고 맑은 색을 자랑하는 코크라 강변의 물줄기를 따라서 해가 지기 전에 산책을 끝낼 생각으로 출발했습니다. 





 

안개가 자욱한 숲 속으로 점점 들어오니, 마치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아름다운 숲의 풍경이 제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강물이 흐르는 소리, 그리고 새가 지저귀는 소리로 가득 찬 숲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점점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저는 더 이상 날씨가 어두워지기 전에 서둘러서 코크라 강변 공원을 빠져나왔습니다. 비록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잠깐이나마 멋진 자연 풍경을 본 것만으로도 저는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해가 진 후, 크란의 중심부 거리에는 하나둘씩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조명이 거리를 밝히기 시작했습니다. 낮에 보던 풍경과는 완전히 다른 색다른 분위기에 저녁까지 있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하던 당일 바로 다음 날이 크리스마스 이브여서 그런지 거리는 한창 크리스마스 공연 준비와 여러가지 행사 준비로 점점 분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크란 올드타운의 크리스마스 전야의 거리를 걸으며 행복하게 이 날 여행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 동유럽여행, 슬로베니아 ] 7일간의 동유럽 슬로베니아 여행 day 3 - 류블랴나 근교 소도시 Škofia Loka 슈코퍄로카  





슬로베니아에서 세 번째 날 여행 일정, 저는 오전 일찍부터 일어나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날의 일정은 Škofia Loka 슈코퍄 로카라는 류블랴나에서 20km 정도 떨어진 근교에 있는 류블랴나의 소도시, 그리고 오후에는 Kranj 크란 이라는 류블랴나로부터 북서쪽 20km 거리에 있는 소도시까지 모두 둘러보고 올 계획이었습니다. 따로 가기보다는, 슈코퍄로카에서 크란까지는 11km 정도의 거리로 버스로는 금방이었기 때문에 슈코퍄 로카까지는 기차로 이동한 후에 슈코퍄로카에서 크란까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슈코퍄로카 역에 도착했을 때, 슈코퍄 로카 중심부를 맵으로 찾아본 뒤 제가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별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기차역에서 중심부까지의 거리는 걸어서 최소 30분이 걸리는 꽤 먼거리였기 때문입니다. 기차가 소요시간이 훨씬 적게 걸리길래 기차를 선택했지만 그다음까지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면 중심부 바로 앞에 내린다는 정보를 뒤늦게서야 접하고는 결국 중심지로 가는 버스도 없고 방법이 없어 추운 날씨에 터덜터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류블랴나에서 슈코퍄로카로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류블랴나 역 바로 앞에 있는 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가시길 바랍니다. 대략 버스로는 4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한 30분 남짓 지도를 따라 걸어오니, 슈코퍄로카의 중심지가 나왔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면 중심 거리로 들어서는 길이라 잠시 지친 다리를 위해 계단 앞 벤치에서 쉬었다가 본격적으로 슈코퍄 로카의 중심지를 보기 위해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여행하던 당시, 곧 크리스마스 연휴라 그런지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눈에 띄었고 중심거리는 30분 정도 둘러보니 웬만큼 다 둘러봤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중세 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잘 보존하고 있는 슈코퍄로카는 1987년에 문화기념물로 지정된 특별한 도시라고 합니다. 중심거리를 빠져나와서 로카 성으로 올라가는 길목으로 들어섰을 때, 언덕이 인공눈으로 뒤덮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 아이들을 위한 눈썰매장이나 스키장을 만들려고 하는 것 같았는데 마을의 어린아이들이 나와서 뛰어  노는 모습이 참 보기좋았습니다.








어린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한참 지켜보다가, 로카성으로 가는 계단을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올라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지기 시작했고 안 그래도 흐린 시야가 더욱더 흐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나중에 내려올 때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이왕 오기로 결심한 것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올라왔습니다. 날씨가 흐리고 안개까지 있는 상황이라 그런지 성 쪽에는 인기척이 아예 없었습니다. 올라와서 밑을 내려다보니 붉은 지붕을 지닌 마을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이 참 예뻤습니다. 




계단을 올라오니, 바로 로카 성 입구가 눈에 보였습니다. 로카 성을 짧게 소개해드리자면, 로카 성은 1207년에 처음 지어진 굉장히 역사가 오래된 성입니다. 그 후, 1511년 한 번 지진으로 파괴되었다가 다시 복구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쟁 당시 적들의 침입을 막는 요새로도 활용되었다고 합니다. 성 입구로 들어가기 전, 앞에 배치되어 있는 안내판넬을 유심히 보다가, 우리나라의 등산 코스처럼 산을 한바퀴 둘러 볼 수 있는 있는 몇 개의 코스가 안내된 지도를 보며 흐린 날씨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더 커졌습니다. 저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서 로카 성을 보는 것도 포기했었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보니 꽤 놓친 것이 많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나중에 가실 분들이 계신다면 꼭 트래킹 코스도 한 번 다녀오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성 옆에 있는 정원은 무료로 입장이 가능했기 때문에, 길을 따라 천천히 걷기 시작했습니다. 안개가 점점 짙어지면서 시야가 더욱더 흐릿해져 갔지만 이런 풍경은 흔히 볼 수 없어서 그런지,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 고요한 정원을 걷다 보니 마치 다른 세상에 와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로카 성에 있는 정원에서 사진을 찍으며 한참 시간을 보내다가, 크란으로 가는 버스 시간이 점점 가까워 질 때쯤 저는 마을로 다시 내려왔습니다. 마을로 도착했을 때, 저는 먼저 슈코퍄 로카에서 가장 유명한 다리인 카푸친 다리로 향했습니다. 이 카푸친 다리는 슬로베니아에서 가장 지어진 지 오래된 다리라고 합니다. 14세기 중반에 레오폴드 주교에 의해서 지어졌는데 처음에는 난간이 없는 다리였으나, 주교가 말을 타고 다리를 건너다 강변에 빠지는 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후 이렇게 철제 울타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다리 중간에는 네포무크의 성 요한 동상이 있고, 밑을 보면 슈코퍄로카의 인장이 새겨져 있습니다. 




마을을 빠져나와서 버류 정류장으로 향하는 길, 비록 4시간 정도의 짧은 여행이었고 날씨도 흐렸지만,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진과는 다른 모습의 슈코퍄 로카를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슈코퍄로카에서 가까운 또 다른 아름다운 소도시 크란에 대한 이야기를 들고 오겠습니다.













[ 동유럽여행, 슬로베니아 ] 7일간의 동유럽 슬로베니아 여행 day 1,2 - 류블랴나 신시가지, 크리스마스 마켓  





지난 2017년 12월, 저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이하여 오래전부터 일주일간의 슬로베니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이탈리아는 크리스마스와 이탈리아의 신년인 카포단노 ( capodanno ) 를 맞이하여 12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휴가철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 휴가 기간이 대략 2주 정도나 되는 국가적으로 매년 가장 큰 연례행사에 속합니다. 블로그를 통하여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에 제가 다녀온 여행일지를 시작으로 매년 크리스마스 연휴마다 다녀온 여행지를 앞으로 하나씩 포스팅해나갈 계획입니다. 제가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에 다녀온 슬로베니아 여행은 운이 좋게도 저렴한 에어비앤비 숙소를 찾게 되어 주 단위 예약 할인까지 받아서 숙소예약을 마칠 수 있었던 데다가, 교통비까지 별로 들지 않았던 그야말로 초저예산으로 다녀온 여행 중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입니다. 밀라노에서 슬로베니아 수도인 류블랴나까지는 직행으로 가는 교통편이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기차를 이용한 후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직행으로 7시간 30분 정도면 버스도 탈 만하지 않을까 싶어서 바로 버스로 가는 교통편을 택했습니다. 참고로 밀라노에서 류블랴나까지 가는 교통수단으로 이용했던 버스회사는 플릭스 버스 flixbus 라는 유럽에서는 가장 큰 버스 회사 중 하나입니다. 


처음 슬로베니아에서의 일주일 여행을 계획할 때, 주변에서 슬로베니아에서만 7일 동안 있을 거라는 제 계획을 듣고 의아해하신 분들도 꽤 계셨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보통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까지 묶어서 동유럽을 여행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인 것을 고려했을 때 제가 생각해도 시간이 꽤 남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다녀오고 나서는 일주일로 시간을 계획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간을 굉장히 알차게 보내고 왔습니다. 







류블랴나에 도착한 첫날, 아침 9시에 출발해서 오후 5시쯤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날은 어두워져 있었고 비까지 내려서 그냥 다음 날 류블랴나 시내를 둘러보기로 하고, 숙소에 가서 쉬기로 결정했습니다. 12월의 유럽은 오후 4시 반 정도면 해가 질 정도로 굉장히 낮이 짧아서 밤이 훨씬 길기 때문에 오전부터 부지런히 움직일 계획으로 일찍 잠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오전 10시쯤 일어나서 나갈 채비를 마친 후, 숙소에서 가까운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류블랴나의 신시가지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프레셰렌 광장 쪽으로 도착했습니다. 비록 본 적은 없지만, 우리나라의 디어 마이 프렌즈라는 드라마 촬영지였다는 사실도 알게되었습니다. 역시 관광지이자 중심지답게 광장은 다양한 나라의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류블랴나는 도심의 중심에 있는 류블랴니차강 ( Ljubljanica river ) 을 기준으로 하여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뉜다고 합니다. 구시가지에는 류블랴나 성을 중심으로 부근에 있는 중세시대 풍의 건물들이 있고, 신시가지에는 류블랴나의 대표적인 중심지라 일컫는 프레셰렌 광장이 있습니다. 저는 이날 신시가지 쪽을 산책하듯이 천천히 둘러볼 계획이었습니다. 대체적으로 제가 처음 마주한 류블랴나의 모습은 유럽 특유의 화려하고 웅장한 느낌보다는 포근하고 아기자기하며 정겨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류블랴니차 강을 따라서 걷던 도중, 쭉 늘어선 노천카페들과 레스토랑들이 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날씨가 풀린다면 느긋하게 강변 노천카페에 앉아서 커피 한 잔을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날은 날씨가 상당히 추워서 그런지 그나마 야외에 난로를 배치해 둔 카페외에는 다소 전체적으로 카페거리가 한산한 편이었습니다. 밀라노로 돌아가기 전, 날씨가 풀린다면 꼭 다시 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여행 후기를 보면, 상당히 많은 분들이 ' 사랑스러운 도시 ' 라고들 많이 하시던데 다녀와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제가 여행 중 만났던 슬로베니아 사람들은 대부분 굉장히 친절하고 사랑스러웠으며 동양인 관광객이라고 결코 무시하는 일도 없었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여러 유럽 국가들을 다녀보면서 이렇게 포근한 느낌이 드는 여행지도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오후 4시 30분쯤 지나자, 점점 해가 지기 시작했고 비록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신시가지를 다 둘러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류블랴나가 워낙 작은 도시이기도 하고 다녀보니 웬만한 시내의 관광지는 걸어서도 충분히 다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몰시각이 지난 후 점점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크리스마스 연휴에만 볼 수 있는 예쁜 장식들이 프레셰렌 광장의 어두운 하늘을 수놓기 시작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장식들을 실컷 구경한 후, 저는 류블랴나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향했습니다. 프레셰렌 광장 바로 근처에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의 규모는 그리 큰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슬로베니아 크리스마스 마켓 음식을 꼭 먹어보고 싶었기 때문에 이내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직원분이 추천해주시는 음식을 주문한 후 천천히 시식해보기 시작했습니다. 맨 왼쪽 소시지처럼 보이는 소고기 요리는 그냥 먹었을 때는 익숙한 맛이었지만 함께 곁들어진 소스와 양파를 함께 먹으니 아주 깔끔하고 상큼한 맛을 자랑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있는 콩이 가득 들어있는 수프는 빵과 함께 먹는 슬로베니아의 전통음식 같았는데, 살짝 간간했지만 아주 담백했고 우리나라의 비지찌개를 연상하게 하는 맛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한 번 더 가게된다면 또 먹어보고 싶은 음식들입니다.








  1. 2018.03.06 15:54

    비밀댓글입니다

    • 2018.03.07 23:18

      비밀댓글입니다

  2. _Chemie_ 2018.03.06 23:36 신고

    크리스마스 장식이 정말 아름답네요ㅠ
    동유럽은 한번도 못가봤는데 분위기가 정말 멋져요.
    유럽의 나라들은 각기 특색있는 크리스마스 마켓 분위기가 있다고 하는데
    저는 많이 가보질 못해서 아쉬워요.
    앞으로 연말여행들 후기들 기대됩니다! XD

    • erika_soo 2018.03.07 23:21 신고

      저도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동유럽 국가들을 하나 둘 여행다녀보고 있는데, 크리스마스 마켓이 정말 예쁘더라구요!
      chemie 님 말씀대로 슬로베니아도 예뻤지만 각 나라마다 마켓 분위기가 조금씩 다 다르답니다 :)
      크리스마스 마켓 포스팅도 앞으로 올릴 계획을 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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